개발로그
2025년 1월 - 2026년 2월 회고
ddony8128
2026. 2. 15. 22:05
2025년 1월 ~ 2025년 8월은 스타트업을 다니던 시기다.
1 - 2월 : 새 기술을 접하고 한 기능을 책임졌던 시기
- LLM이란 기술을 거의 처음 접하며 새로 이해한 것들이 많았다. RAG 구조, 임베딩, 청킹 같은 개념을 제대로 이해했다.
- 고객 건축사를 위한 Text-To-Query 시스템을 설계하고 구현했고, 이를 위해 RDB 데이터 정제 파이프라인과 성능 테스트 시스템도 직접 만들었다. 나름대로 RAG 모듈화를 시도하면서 재사용성을 높이는 작업을 했다. 지금 생각해보면 삽질을 많이 했다.
- 대표와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시간이 즐거웠고, 내가 낸 아이디어가 채택되기도 했다.
- 답이 정해지지 않은 문제에 나름의 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. 돌이켜보면 가장 부담이 적고, 복잡한 고민 없이 순수하게 일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.

3 - 4월 : 바깥 세상을 경험하고 새 사람을 만난 시기
- 고객 건축사 C레벨의 요구사항이 내 결과물과 어긋나 있었고, 그걸 맞추기 위해 담당자와 매일같이 이메일을 주고받았다.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어떻게든 요구를 충족시키려 애썼다.
- 대표를 따라 외부 미팅을 많이 다녔다. 사회초년생으로서 놀랄 정도로 높은 직위의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. 항상 진지하게 질문에 답하고 귀 기울이면서 좋은 인상을 주었다고 생각한다. 부사장으로 오해받은 적도 있었다.
- 기업 지원 프로젝트 지원서 초안을 작성하기도 했고, 갑자기 생긴 기회를 잡아보겠다고 주말 저녁 출근해 밤새 음성 생성 모델을 팠던 적도 있다.
- 회사에 내 지인을 데려와 입사시켰다. 그 외에 새 얼굴들이 여럿 합류했다.
- 대표와 새 구성원들 사이의 의사소통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.
- 기술적으로는 AWS 윈도우 서버에서 hwp 파일을 pdf 파일로 자동 변환하는 시스템, 마크다운 기반 청킹을 포함한 RAG 아키텍쳐 설계가 기억에 남는다.
- 이 시기부터 회사 일에 대한 부담과 집착이 생겼다. 야근하고, 주말 근무하고, 퇴근 후에도 일 생각을 놓지 못했다.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부터 다른 직원들의 입장, 기술 문제 등 전방위적으로. 4월 말에 이명 때문에 이비인후과를 찾기도 했다.
- 대표와 공동 창업자로부터 극찬을 받고 도파민을 맛보기도 했다.
5 - 6월 PM 찍먹의 시기
- 내가 낸 새로운 아이디어가 궤도에 올랐고, 소규모 이커머스 회사, 치과, 여행 콘텐츠 회사 등에서 미약하지만 분명한 긍정 반응이 나왔다. 앞으로 해볼 수 있는 게 많겠다는 기대감이 들었다.
- 이전부터 해오던 대표-개발자 간 소통 다리 역할을 반 공식적으로 맡게 되었다. 갈등이 생길 조짐이 보이면 선제적으로 대화를 나누었다. 일정과 스케줄도 조율하는 등 사실상 PM 역할이었다.
- 하지만 새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대표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. 여러 곳에서 반응이 오는데도, 그 어느 하나도 깊게 파지 않고 모든 것을 동시에 만족시키려는 태도. 그 결과 방향성을 잃고 체념하는 직원들.
- 내 주도로 여러 아이디어를 테스트하며 활력을 불어넣어보려 했으나 힘에 부쳐서 밀고 나가지 못했다.
-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일도 많이 맡았다. 서비스를 잘 쓰고 있는 분들과 대화하며 어떻게 하면 더 잘 쓰실 수 있을까 고민하는 일은 즐거웠다.
- 기술적으로는 네이버 블로그 / 유튜브 / 노션 크롤링을 구현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.
-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. 대표와 상담해도 ‘어떡해요, 앞으로도 열심히 해야 하는데. 하다 보면 더 쉬워질 거에요’ 정도의 답이 돌아왔다.

7 - 8월 심적 혼란과 탈출의 시기
- 그만두고 싶다, 혹은 조금 쉬엄쉬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.
- 내 역할을 되돌아보았다. 개발자로 들어왔지만 개발 일은 20~30%에 그치고 나머지는 PM, 커뮤니케이션, 잡무였다. 회사가 잘 되는 방향을 우선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지만, 이 상태가 개발자 커리어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었다.
- 회사가 잘 되고 그 부와 명성을 나눠 먹게 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. 잘 되더라도 5년은 봐야 할 거 같은데, 그 긴 기간을 이 회사에 베팅하는 게 맞을까. 다른 직원들 역시 마음이 떠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.
- 대표의 능력, 사람을 대하는 태도, 일하는 방식에 대해 정면으로 의문을 가졌다. 직언도 했지만 말로만 받아들여질 뿐 변화는 없었다.
- 퇴사 혹은 휴식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대표가 나를 세 번 붙잡았다. 톤은 점점 간절해졌다.
- 그럼에도 끝까지 고객 관리, 미팅, 문서 작업에 최선을 다했다. 8월 초 퇴사를 했고, 그 즈음엔 세상 즐거웠다. 이후 회사 소식을 들을 때마다 퇴사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.
- 그리고 오랫동안 의욕이 나지 않았다.
9 - 10월 나태와 탐색의 시기
- 첫 동원예비군 훈련을 받았다. 대구 여행을 다녀왔다. 슬립노모어 관람, 할로우 나이트, 하데스 2, 보드게임 모임, 부모님과 오사카 여행.
- 마음 다잡고 장기 비전을 세우고, 내가 쓸 습관 관리 웹페이지를 만들었다.
- 그래도 꾸준하게 실천하지 못했다. 모르겠다, 그냥 재미있는 거 하자 싶어서 카드게임 개발을 시작했다.

11 - 12월 애자일한 라이프스타일 시작
- 카드게임(매직! 둠!)을 만들면서 기본적인 웹 개발, 리액트 프론트엔드, Node.js 백엔드를 이해했다. 친구들에게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았다.
- 부엉이게임을 기획, 제작, 진행하며 AI 도구 활용, 오프라인 게임 기획, 행사 운영까지 경험했다. 이 역시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았다.
- 자잘하게 Echo of Mana, 그리고 나를 위한 생산성 + 게이미피케이션 앱도 만들었다.
- 1) 내가 하고 싶은 거 + 2) 장기적으로 수익화할 수 있는 거 + 3) 개발자 포트폴리오로 활용할 수 있는 거, 이 3가지를 동시에 만족하는 프로젝트를 빠르게 만들고, 내놓고, 피드백 받는 방식에 익숙해지고 있다.
- 여전히 퍼포먼스가 내 기대에 못 미친다. 미래도 불투명해서 불안과 초조가 종종 엄습한다.
1월, 2월 전반부
- 카드게임 매직! 둠!
다음 단계 기획, 리팩토링만 조금 하다가 손을 놓았음
스크립팅 언어 제작이라는 큰 포부를 가지고 공부하다가 많은 시간을 사용함
- 부엉이 게임 파일럿 2회차
'자본주의 마피아'의 밸런스를 맞추고, 새롭게 '디펜스 딜레마'를 제작하였음
행사를 나쁘지 않게 진행했음
- 마(피아)왕 게임
실시간 소셜 게임을 바이브 코딩에 의존해 만들었는데 그것도 쉽지 않았음
- 리버스 체스
AI 플레이어, 모바일 UI, 구글 애널리틱스 활용 등

24년 11월, 친구 소개로 스타트업에 들어간 것이 중대한 갈림길이었다.
단기간에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다. 그 중 가장 큰 것은 ‘그냥 하면 된다’라는 명제였다. 지금 하고 있는 개발과 실험을 대학 시절에 했더라면 좋았겠지만, 결국 나를 움직이게 한 것은 회사에 들어갔다가 자진 퇴사한 사건이다.
이제야 미약한 시작을 밟았다고 생각한다. 2026년은 많은 것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해가 될 것이다. 과연 1인 개발자로서의 삶을 구현할 수 있을지. 주요 프로덕트와 정체성이 무엇이 될지. 취업을 한다면 어떤 회사를 선택하게 될지.